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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작법

연사(접속사 반복)

이어지는 모든 항목 사이에 접속사를 되풀이해(“이것 그리고 이것 그리고 이것”) 리듬을 늦추고 각 항목에 무게를 주는 수사법입니다. 그 반대인 접속사 생략은 접속사를 뺍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실전에서

연사(連辭)는 보통의 문법이라면 쉼표를 쓸 자리에서, 목록의 항목들이나 이어지는 절들 사이에 접속사를 일부러 되풀이하는 수사법입니다. 영어에서는 대개 and나 or를 반복합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빵이랑, 그리고 치즈랑, 그리고 포도주랑, 그리고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가 연사이고, “빵, 치즈, 포도주가 있었다”는 연사가 아닙니다. 덧붙은 접속사는 문장의 속도를 늦추고 각 항목에 저마다의 무게를 줍니다.

그 반대는 접속사를 아예 빼 버리는 접속사 생략(asyndeton)입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가 그 예입니다. 연사가 항목을 쌓아 올려 목록을 끝없이, 압도적으로, 혹은 엄숙하게 느껴지게 한다면, 접속사 생략은 목록을 빠르고, 짧게 끊기고, 단호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문법이 아니라 리듬과 효과를 위해 둘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두 장치 모두 오래되었습니다. 흠정역 영어 성경(King James Bible)은 연사로 가득하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Veni, vidi, vici”는 가장 유명한 접속사 생략이며, 어니스트 헤밍웨이부터 코맥 매카시까지 현대 작가들은 되풀이되는 and를 자신의 상징처럼 씁니다. 시나리오에서도 같은 선택이 지문과 인물의 말투에 리듬을 빚어냅니다.

같은 상실을 말하는 두 가지 방식

홍수가 난 다음 날 아침의 부엌

INT. 농가 부엌 - 아침

무릎까지 찬 진흙. JUNE(60대)이 그 속에 서서 남은 것을 바라본다.

아들 TOMAS(30대)가 삽을 들고 그녀 뒤로 진흙을 헤치며 들어온다.

JUNE

물이 식탁을 가져갔어. 그리고 의자도, 그리고 네 아버지 책들도, 그리고 사진들도, 그리고 개 침대도, 그리고 겨우내 먹을 밀가루까지.

TOMAS

파내요. 말려요. 다시 시작해요.

June은 대답하지 않는다. 진흙 속에서 숟가락 하나를 집어 든다.

June은 연사로 말합니다. ‘그리고’가 나올 때마다 상실이 하나씩 더해지고, 목록은 영원히 이어질 것처럼 느껴집니다. 슬픔이 바로 그렇게 느껴지지요. Tomas는 접속사 없는 짧은 문장들, 곧 접속사 생략으로 대답합니다. 목록을 넘어 일하러 가고 싶은 사람의 리듬입니다. 두 리듬은 두 사람 중 누구도 자신의 감정을 말하기 전에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 줍니다.

연사란 무엇인가

영어 polysyndeton은 ‘많은 것으로 함께 묶인’을 뜻하는 그리스어 polysyndetos에서 왔습니다. poly는 ‘많은’, syndetos는 ‘함께 묶인’이라는 뜻입니다. 연사는 접속사를 마지막 항목 앞에만 두지 않고 모든 항목 사이에 둡니다. 반복의 수사법으로, 절의 첫머리에서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수구 반복(아나포라)과 가까운 친척입니다.

이 장치가 효과를 내는 것은 독자가 쉼표를 찍다가 마지막에 and를 하나 두는 익숙한 패턴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 패턴을 깨면 항목 하나하나가 따로 내려앉아, 목록이 평소보다 더 무겁고, 길고, 가차 없이 느껴집니다. 숨 가쁨,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아이의 말투, 경전의 느리고 의례적인 속도를 암시할 수도 있습니다.

접속사는 대개 and이지만 or와 nor도 쓰입니다. 미국 우정청의 비공식 표어인 “Neither snow nor rain nor heat nor gloom of night”는 nor를 네 번 써서 장애물 목록이 빠짐없이 느껴지게 합니다. 우리말로는 “눈도, 비도, 더위도, 밤의 어둠도”처럼 조사 ‘도’를 되풀이할 때 비슷한 효과가 납니다.

연사와 접속사 생략

접속사 생략(asyndeton)은 ‘이어지지 않은’을 뜻하는 그리스어 asyndetos에서 온 말로, 항목들 사이의 접속사를 빼는 것입니다. “왔고 그리고 보았고 그리고 이겼다”가 아니라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둘은 서로 반대이며 흔히 함께 배웁니다.

효과도 반대입니다. 연사는 속도를 늦추고 각 항목에 무게를 주어 축적, 경외, 탈진, 슬픔에 어울립니다. 접속사 생략은 속도를 높이고 이어지는 항목들을 다급하게, 완결되게, 단호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존 F. 케네디의 취임 연설이 그 예입니다. “pay any price, bear any burden, meet any hardship, support any friend, oppose any foe”, 우리말로는 흔히 “어떤 대가도 치르고, 어떤 짐도 지고, 어떤 고난도 견디고, 어떤 우방도 지지하고, 어떤 적에도 맞설 것”이라고 옮깁니다.

접속사 생략은 때때로 병렬 구성(parataxis), 곧 한 절을 다른 절에 종속시키지 않고 나란히 놓는 것과 혼동됩니다. 둘은 겹치지만 같지는 않습니다. 병렬 구성은 문장 구조에 관한 것이어서 and를 쓸 수도 있지만, 접속사 생략은 구체적으로 접속사를 빼는 것입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둘 다에 해당합니다.

연사와 접속사 생략의 예

흠정역 영어 성경은 연사의 고전적인 원천입니다. 창세기는 “And the earth was without form, and void; and darkness was upon the face of the deep. And the Spirit of God moved upon the face of the waters.”로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and의 사슬이 창조 이야기에 한결같고 엄숙한 리듬을 줍니다. 개역개정판은 이 구절을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로 옮기는데, 우리말에서는 ‘-하고’, ‘-하며’, ‘-있고’ 같은 연결 어미가 그 사슬을 대신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는 연사 위에 자신의 문체를 세웠습니다. 매카시의 『로드』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이 걷고, 먹을 것을 뒤지고, 잠드는 동안 문장이 and에 and를 이으며 계속 이어져서, 산문 자체가 살아남기 위한 길고 반복되는 노동처럼 느껴집니다.

접속사 생략의 표준적인 예로는 카이사르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와 에이브러햄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가 있습니다. 둘 다 접속사를 빼서 이어지는 항목들이 망치질처럼 내리꽂히게 합니다.

시나리오 속의 연사

지문은 연사를 써서 한순간을 압도적으로 느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사이렌, 그리고 연기, 그리고 비명, 그리고 유리.” 알맞은 순간에 한 번 쓰면 독자의 속도를 늦추고 혼돈을 느끼게 합니다. 어디에나 쓰면 대본을 읽기 피곤하게 만드는 버릇이 됩니다.

대사에서 접속사의 리듬은 곧 인물 묘사입니다. 아이, 긴장한 목격자, 슬픔에 잠긴 부모는 ‘그리고’를 길게 이어 가며 말할 수 있고, 압박 속의 군인, 외과 의사, 형사는 짧게 끊어지는 접속사 생략으로 말합니다. 위의 발췌처럼 두 인물에게 반대되는 리듬을 주면, 말로 밝히지 않고도 둘의 차이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대사를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두 장치 모두 소리에 관한 것이고, 배우는 그 차이를 바로 느낍니다. 되풀이되는 ‘그리고’가 무게를 더하지 않는다면 쉼표로 줄이고, 무겁게 들려야 할 목록이 서두르는 것처럼 들린다면 접속사를 다시 넣으세요.

연사를 쓰는 방법

축적을 위해 쓰세요. 연사는 너무 많다는 것이 요점일 때 가장 강합니다. 너무 많은 상실, 너무 많은 일, 너무 많은 경이로움. 되풀이되는 접속사는 독자가 그 더미가 커져 가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항목의 순서를 신중하게 정하세요. 항목마다 저마다의 강세를 받기 때문에, 이어지는 항목들에는 모양이 생깁니다. 가장 무겁거나 가장 놀라운 항목을 향해 쌓아 가거나, 더 조용하고 더 슬픈 효과를 위해 가장 작은 항목으로 끝내세요.

그것이 필요한 순간을 위해 아껴 두세요. 담백한 문체 속에 연사가 한 대목만 있으면 눈에 띄고, 책 한 권 전체가 연사라면 그것은 하나의 목소리가 됩니다. 어느 쪽을 원하는지 정하고, 리듬이 장면의 핵심에 봉사하게 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연사의 예는 무엇인가요?

“We lived and laughed and loved and left”가 연사입니다. 모든 동사 사이에 and가 나옵니다. 우리말로는 “살았고, 그리고 웃었고, 그리고 사랑했고, 그리고 떠났다”처럼 옮길 수 있습니다. 고전적인 문학 예로는 거의 모든 절이 and로 시작하는 흠정역 영어 성경의 창세기 첫머리가 있습니다.

연사를 쉽게 설명하면 무엇인가요?

연사는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접속사를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목록의 마지막 항목 앞에만 ‘그리고’를 두지 않고 모든 항목 사이에 두는 것이지요. 문장의 속도를 늦추고 각 항목을 중요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연사와 접속사 생략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연사는 모든 항목 사이에 접속사를 더하고(“이것 그리고 이것 그리고 이것”), 접속사 생략은 접속사를 뺍니다(“이것, 이것, 이것”). 연사는 이어지는 항목들의 속도를 늦추고 무게를 더하며, 접속사 생략은 속도를 높여 다급하거나 단호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접속사 생략의 예는 무엇인가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가 가장 유명한 예입니다. 링컨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도 그렇습니다. 둘 다 항목 사이의 접속사를 뺍니다.

접속사 생략과 병렬 구성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병렬 구성은 한 절을 다른 절에 종속시키지 않고 나란히 놓는 것으로, 여전히 and를 쓸 수도 있습니다. 접속사 생략은 구체적으로 접속사를 빼는 것입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같은 문장은 병렬 구성이면서 접속사 생략이기도 합니다.

연사적 목록이란 무엇인가요?

연사적 목록은 “사과 그리고 배 그리고 자두 그리고 무화과”처럼 모든 항목 사이에 접속사가 있는 나열입니다. 접속사가 하나도 없는 목록은 접속사 생략형 목록이라고 합니다.

polysyndeton은 어떻게 발음하나요?

우리말 용어 연사는 [연사]라고 발음합니다. 영어 polysyndeton은 [폴리신디턴]에 가깝게 발음하며 강세는 ‘신’에 있습니다. asyndeton은 [어신디턴]에 가깝게 발음합니다.